'저탄소 녹색 성장'이 경제를 살려낼 수 있을까?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장(www.taeri.org)

이명박 대통령은 광복절 축사에서 ‘저탄소 녹색 성장’을 새로운 경제정책의 기치로 내세웠다. 이를 두고 언론과 경제전문가는 ‘성장 일변도’에서 ‘지속가능 성장’으로 정책노선을 바꿨다고 분석했다. 일부 진보진영은 환영하는 눈치를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저탄소 녹색 성장’이 과연 ‘지속가능한 성장’일까? 물론 환경은 ‘지속가능 성장’의 전제조건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지속가능 성장’의 여러 조건 중 하나일 따름이다. 다시 말해서, 환경만으로는 ‘지속가능 성장’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저탄소 녹색 성장’은 경제를 쇠락의 길로 이끌 것이 빤하다. 관념적으로는 매력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현실경제에서는 경쟁력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 에너지의 대표주자인 태양열 에너지의 가격은 고탄소 에너지의 대표주자인 석유의 가격에 비해 열 배 이상 비싸고, 그나마 경쟁력이 좀 더 낫다는 풍력 에너지의 가격조차 그 세 배 이상에 달한다. 따라서 ‘저탄소 녹색 성장’의 정책지향은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성장력까지 쇠락시킬 것이 빤하다. 한 마디로, ‘저탄소 녹색 성장’은 장기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으로 추구해야 할 정책과제이지, 당장 경제를 살리기 위해 목을 맬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저탄소 녹색 성장’이 산업구조의 고도화, 즉 에너지를 덜 쓰고 환경오염도 줄이는 산업구조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말처럼 쉬운 것이라면, 지금까지 그것이 어찌하여 이뤄지지 않았겠는가? 이것은 역대 어느 정권이나 최우선적인 정책목표로 내세웠는데 말이다. 오히려 역사적으로는 산업구조 고도화를 지나치게 강력하게 추구했을 때에는 국가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기도 했었다. 1970년대 중반 이후에 추구했던 중화학공업화는 그런 대표적인 사례이다. 1970년 말부터 1980년대까지 그 수습을 위해 산업합리화라는 이름으로 엄청난 국가적 재원을 소모해야 했던 것이다.

산업구조의 고도화는 경제성장의 단계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순리이다. 역사적으로, 저성장 단계에서는 노동집약적 산업이 주류를 이룰 수밖에 없었고, 저성장 단계를 벗어날 때에 자본집약적 산업이 등장했으며, 자본집약적 산업이 성장을 더 끌어올린 뒤에야 비로소 기술집약적 산업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즉, 경제성장이 산업고도화의 원동력이고, 산업고도화는 경제성장의 결과인 셈이다. 이 세상에서 결과를 추구하여 원인을 초래하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경제성장을 통해 산업고도화를 이루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이명박 정권이 현재의 경제난을 부른 원인은 ‘경제 성장’의 추구에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방법이 틀렸을 따름이다. 안정 위에 성장을 추구해야 그 성장이 지속가능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져야 비로소 민초들의 경제생활이 윤택해지는 장기간의 경제번영도 가능해지는데, 이명박 정권은 물가불안을 일으킬 정책을 먼저 추진했고, 이에 따라 경제성장이 지속가능하지 못해짐으로써 오늘날의 경제난이 발생한 것이다.

경제난이 점점 더 심각해지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환경 성장’을 내세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것은 경쟁력이 전혀 없는 정책을 추진하는 짓에 불과하다. 그럼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겠는가? 경제난은 더 가중될 것이 빤하다. 그렇다고 이것이 정치적으로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정책 실패를 은폐하고 진보적인 비판을 무마하는 데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퇴영적 파퓨리즘은 1980년대 중남미 각국의 정권들이 그랬던 것처럼 경제난을 점점 더 심화시킬 뿐이다. ‘환경 성장’을 내세워 경제난을 벗어난 나라가 세계에서 단 하나도 없지 않은가 말이다.

by 4♥U | 2008/08/21 11:07 | [TAERI-Economics] | 트랙백 | 덧글(0)

'9월 달러 유동성 위기설'이 진짜일까?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장

‘9월 달러 유동성 위기설’이 시중에 심각하게 퍼지고 있는 것 같다.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나서서 그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해야 할 정도라면,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가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외환보유액 얼마나 쓸 수 있나’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경상거래와 자본거래를 모두 포함하는 보수적인 기준으로는 외환보유액이 적정 수준에 비해 568억 달러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을 정도이다. 이 문제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9월 달러 유동성 위기설’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하나는 환율이 상승해야 이익을 보는 부류이다. 그런 부류로는 수출기업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지만, 2001년 1,326원에서 2007년 10월 907원까지 떨어질 때에도 지금처럼 목소리를 높이지는 않았다. 따라서 수출기업이 주도적으로 '달러 유동성 위기설'을 제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에 따른 환율상승을 즐기기는 했겠지만 말이다.

다음으로, 외환선물에 투자한 부류를 꼽을 수 있다. 그 대부분은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금융기관들이다. 이들은 1996년부터 1997년 사이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환율방어에 나섰을 때에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 환율이 1995년 말 775원에서 1997년 말 1,415원으로 상승했으니 이들이 얼마나 큰 이익을 봤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환율방어에 무려 3백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었고, 그 대부분은 고스란히 이들 수중에 들어갔다.

2000년부터 2001년 사이에 정부가 달러를 인상시키던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정부는 2006년 8월말 1,109원이던 환율을 2001년 말 1,326원까지 끌어올렸는데, 이런 정책이 그들에게 엄청난 이익을 안겨줬다. 국고채권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이 50조원 이상(약 5백억 달러) 증가했는데, 그 대부분의 이익을 다국적 금융기관이 챙겨갔다. 2003년 말부터 2006년 사이에 정부가 달러하락을 방어하던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2003년 말 1,198원이던 환율이 2006년 9월에 945원까지 떨어지던 때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환율 방어에 나섰으니, 그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거래 손실만 15조원 이상(약 150억 달러)일 것으로 추정될 정도이다. 이것도 대부분 다국적 금융기관 몫이었다.

다국적 금융기관들은 그 맛을 잊지 못했을 것이 빤하다. 마침 이명박 정권이 새로 들어서자 결정적인 기회가 또 찾아왔다. 이명박 정권은 경제성장에 목을 맬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수출을 촉진해야 하며,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인상시킬 것이 빤했던 것이다. 때마침 2008년 초부터 국제수지도 적자로 돌아섰었다. 그래서 그들은 이번에도 외환시장에서 엄청난 선물투자를 함으로써 또 한 번 큰 이익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자마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물가불안이 심각해졌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시장도 환율이 오르기 어려운 상황으로 바뀌었다. 6월부터는 국제수지(경상수지)마저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따라 다국적 금융기관들은 엄청난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들로서는 ‘9월 달러 유동성 위기설’을 제기하여 불안감이라도 조성해야 그 손실을 줄이거나 면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 빤하다.

끝으로 꼽을 수 있는 부류는, 다국적 금융기관들의 위와 같은 장난에 놀아나는 일부 경제전문가 그룹이다. 그러나 이들은 ‘유동성 위기’ 혹은 금융위기나 외환위기가 어떻게 벌어지는지조차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금융위기나 외환위기가 다시 터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경제는 자기실현성이 매우 높아서 외환위기가 온다고 자꾸만 떠들면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곤 한다), 설마 이런 짓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니, 애국심이 너무 커서 그런 걱정을 하였을 것이다(애국심도 과다하면 부족함만 못하다). 사실, ‘달러 유동성 위기설’이 얼마나 터무니없는가는 그들의 논리가 스스로 증명한다. 우선, 단기외채가 커서 문제라면 단기해외채권도 함께 고려해야 했다. 급하면 단기 해외채권을 얼마든지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흔적은 전혀 없다.

현실적으로도 현재의 단기외채 규모는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해하기 쉽게 비유를 들어보자. 은행은 들어온 예금의 대부분을 대출이나 투자에 돌린다. 시재금은 기껏해야 2~3%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은행이 곧 무너질 것처럼 떠드는 사람은 없다. 만약 예금주들이 예금을 갑자기 찾아가면 은행은 도산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2007년 은행의 예금은 593조원이었고 대출은804조원이었지만, 은행이 망한다고 떠드는 다국적 금융전문가는 없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은 자기자본비율이지 다른 무엇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는 금융기관은 건전한 것으로 평가한다.

무엇보다, '9월 달러 유동성 위기설'을 제기하는 자들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미래형 예측을 비슷하게라도 해내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에도 그들은 틀릴 가능성이 훨씬 크다. 우리 연구소의 추정으로는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보유고는 약 9백억 달러인 것으로 보인다. 설령 5백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더라도 외환위기와 같은 극단적인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이런 규모에 미치지 못하면서 '달러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높은 성장률까지 구가하는 나라도 제법 많기 때문이다. 미국, 스페인, 영국 등이 대표적이다. 이 문제는 뒤에 더 자세하게 살펴볼 것이다.

더욱이, '9월 달러 유동성 위기설'을 제기하는 자들은 과다한 외환보유고가 매년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은 상상조차 못하고 있다. 과다한 외환보유고 때문에 국고채 이자로 6조원을 그리고 통안증권 이자로 5조원을 매년 지불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런 돈이라면 경부고속도로와 서해안 고속도로를 매년 하나씩 건설할 수 있는데 말이다. 경제전문가라는 자들이 어떻게 이런 사실조차 간과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런 한심한 자들에게 놀아나는 언론은 더 심각한 문제이지만 말이다.

더 근원적인 문제를 하나 더 따져보자. 국제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는 것은 무조건 좋은 일일까?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무조건 나쁜 일일까? 최소한 경제성장에 있어서는 국제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는가 아니면 적자를 기록하는가는 그렇게 결정적으로 중요한 일이 아닌 것 같다. 세계적으로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장기간 경제번영을 누리는 나라들 중에는 국제수지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나라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기록한 나라 중에서는 비교적 장기간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실업률은 상대적으로 높았던 나라들도 있기 때문이다.

국제수지 적자규모가 큰 나라들을 순서대로 꼽자면 미국,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이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2006년 8,115억 달러와 2007년 7,386억 달러를 기록했다. 스페인도 국제수지 적자가 2006년 1천억 달러를 넘겼고, 영국은 775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프랑스는 277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국제수지 흑자규모가 큰 나라들로는 중국, 일본, 독일, 사우디 등을 차례로 꼽을 수 있다. 중국은 2006년에 2,50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일본은 1,705억 달러를, 독일은 1,507억 달러, 사우디는 2005년에 871억 달러 등을 기록했다. 그런데 경제성장률은 미국이 일본에 비해서 1990년대 이래 더 높았다. 스페인과 영국도 마찬가지로서 독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사우디는 엄청난 석유수입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3~4%에 불과했다. 중국만 유일하게 대규모 국제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 성장률도 높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국제수지가 흑자라면 해외에서 더 많은 소득을 벌어서 국내수요를 진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말이다. 당연히 국제수지에는 다른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 내막을 잠시 살펴보자. 국제수지 흑자는 통화가치 상승을 부르고 이것은 국제경쟁력 약화를 의미한다. 만약 국제경쟁력이 약화되면 부진한 경기나마 유지해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던 수출마저  감소할 것이 빤하다. 그래서 국제수지 흑자를 해외투자로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은 국내 소득의 해외이전을 의미했고, 결국 국내 경기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말았다. 그런데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국제수지는 무조건 흑자여야 바람직하고 해외채권은 많을수록 좋다고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발상은 일본경제의 장기 부진을 지속시키는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였다.

by 4♥U | 2008/08/12 10:09 | [TAERI-Economics] | 트랙백 | 덧글(1)

금리인상? 잘못하면 스태그플레이션 가져올 수도..

바로 어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에서 5.25%로 0.25%를 인상했다. 이에대해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찬성하는 쪽은 물가를 잡기위해 당연한 조치라는 입장이고 반대하는 쪽은 자산가격과 투자가 위축될 것이며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라는 것이 주 논거다. 경기동향이 중립적일때도 금리인상이 자산가격이나 투자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물며 경기가 침체국면에 들어선 지금 이런 부정적 영향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반대하는쪽의 주장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그렇다면 찬성하는 쪽의 주장은 어떨까? 과연 그들의 주장처럼 금리인상으로 물가를 잡을 수 있을까?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잡고있는 한국은행의 입장에선 금리를 올려서라도 물가를 잡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대하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물가상승의 근원이 무엇이었는가를 살펴보면 너무도 자명하다. 최근의 물가상승의 원인은 바로 정부의 고환율 정책 때문에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최소장님께서 수차례에 걸쳐 글을 올리셨으니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물가상승의 근원이 고환율 때문인데 이를 제쳐두고 곁가지인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들었으니 기대한 효과가 안나타날 수 밖에.... 원인과 결과를 구분하지 못한 정책처방은 역효과만 나타낸다는게 역사적 사실이다.


미국의 대공황때를 잠시 되돌아 보자.

주가폭락으로 시작된 대공황은 30년대초 재앙과 같이 미국을 휩쓸어 버렸다. 루스벨트가 수십가지의 개혁적 조치와 뉴딜정책을 시행하자 1933년에는 낙관과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경제회복에 대한 믿음도 싹트기 시작했다. 실제로 다우지수는 33년에 60%가 올랐으며 일부 증권사들은 고용을 늘리기도 했다. GNP는 33년 556억 달러에서 34년 651억 달러로 늘었고 37년에는 905억 달러까지 상승했다. 재정은 29년 대공황 발생전 약 7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공황의 여파로 매년 늘기시작해 33년 -26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자 적자 규모도 34년 -35.8억 달러, 35년에는 -28억 달러, 36년 -43억 달러, 37년 -21억 달러, 38년 -3억 달러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이때 잘못된 정책이 시행된다. 37년 미국 정부는 예산균형을 맞춘다는 이유로 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과 공공사업 지출을 줄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결과 38년 재정규모는 39년 -28억달러, 40년 -29억달러, 41년 -49억달러로 오히려 대폭 늘어나기 시작했다. 예산균형을 맞추겠다고 실시한 정책이 오히려 적자규모를 확대시킨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비슷한 사례는 일본에도 있다.

90년대 초 부터 일본 경기는 꺽이기 시작했다. 성장률 추이를 보면 90년 5.2%, 91년 3.3%, 92년 1.0%, 93년 0.2%로 0%대까지 성장률이 떨어졌다. 그러나 94년 이후 조금씩 회복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성장률이 94년 1.1%  95년 2.0%, 96년 2.7%를 기록한 것이다. 불황의 장기화로 재정적자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었다. 95년부터 경기가 약간의 회복기미가 보이자 이를 줄여보기위해 일본정부는 97년 9조엔대의 소비세인상을 단행한다. 이로인해 97년 세입은 약 2조엔가량 늘고 세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해 재정적자 규모는 소폭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 소비세인상은 막 살아나려던 경기를 죽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성장률이 97년 1.6%, 98년 -2.0%, 99년 -0.1%로 떨어졌다. 물론 당시의 아시아 외환위기도 마이너스성장의 배경이 됐지만 무엇보다 대규모의 세금인상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던 것이다. 이로인해 재정적자규모는 다시 늘어나고 국채발행액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미,일의 사례에서 재정적자를 줄여보자고 실시한 각각의 정책이 오히려 확대시킨 결과를 가져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인과관계를 잘못파악한 정책처방 때문이다. 위의 경우 재정적자 확대 원인은 모두 경기불황 때문이었다. 경기가 죽자 세금이 안 걷히게 된것이고 자연히 재정적자가 커진것이다. 경기침체가 원인이고 재정적자가 결과란 얘기다. 재정적자란 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원인인 경기침체를 회복시키는 처방을 해야 마땅했다. 그런데 엉뚱하게 세금인상이란 잘못된 처방을 내렸으니 살아나던 경기는 죽이고 적자는 늘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이렇듯 인과관계를 고려치 못한 정책은 기대한 효과는 커녕 오히려 역효과만 나타나게 된다.


반복되는 얘기지만 최근의 물가상승이란 결과는 고환율정책이 원인이다. 따라서 환율을 떨어뜨리는 정책만이 물가를 잡을 수 있다. 엉뚱하게 금리인상이란 카드를 쓰면 물가는 잡지 못한채 대외경쟁력 상실로 인한 경기침체로 소위,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보다 시급히 원인을 제거하는 정책(환율인하)이 필요한 이유다.

by 4♥U | 2008/08/08 16:23 | [경제디벼보기] | 트랙백 | 덧글(0)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